“그리울꺼예요..” <오늘 같은 밤이면> 57세 박정운 안타까운 별세, 죽기 직전까지 가족을 보지 못한 밝히지 못한 이야기

<오늘 같은 밤이면>은 명곡 중의 명곡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이 노래의 주인공 박정운씨가 세상을 떠났다는 너무나 충격적인 소식이 들려와 할 말을 잃게 만들었습니다.

지난 9월 17일 오후 안타까운 소식이 들려 왔습니다. 기사가 보도되자 “오늘 아침에도 <오늘 같은 밤이면>들으며 운전했는데 믿기지가 않는다” “중학교 때 내가 제일 좋아했던 가수였는데 너무 속상해요”라며 수많은 사람들은 슬픔을 전했습니다.

박정운씨는 1989년 오석준, 장필순과 함께 <내일이 찾아오면>이란 노래를 발표했습니다. 이 노래는 발표와 동시에 당시 차트를 휩쓸며 큰 사랑을 받으며 박정운이란 이름도 점점 알려지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그는 1991년 <오늘 같은 밤이면>을 발표하는데 이 노래가 대히트를 기록하게 됩니다.

그때 신승훈, 서태지와 아이들에게 약간 밀리긴 했지만 가요톱텐에서 무려 10주 연속 2위, 다른 방송사를 다 포함하면 30번 이상 2위를 기록했으니 말 그대로 스테디셀러라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1993년 발표한 <먼 훗날에>도 역시 큰 인기를 얻었습니다. 그렇게 90년대 가요계의 한 획을 그었던 가수가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는 사실은 지금도 쉽게 받아들여지지가 않는데요.

게다가 그는 1965년생으로 고작 만 57세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여전히 왕성한 활동을 하는 방송인 김국진씨나 가수 이승환씨와 동갑이니까 박정운씨는 빨라도 너무 빨리 세상과 이별을 한 거죠.

도대체 어쩌다 그는 이처럼 허망하게 떠날 수 밖에 없었던 걸까요. 고 박정운 씨가 운명을 달리하는 병명은 간경화였습니다.

간이 굳어지며 몸에 해독 작용을 못하게 되는 간경화는 심해지면 복수도 차고 정신도 혼미해집니다. 생각보다 무서운 병인 간경화는 물론 술을 많이 마시면 발병하기 쉽지만 B형 간염 바이러스 때문에 간경화로 발전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런데 이보다 간경화를 유발하는 가장 큰 원인은 스트레스입니다. 많은 사람들은 박정운씨가 술을 많이 마셔서 간경화가 되었다고 예상했는데요.

그러나 동료들에 따르면 그는 전혀 술을 마시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간경화를 앓았다는 건 스트레스가 너무나 극심했다는 이야기로 볼 수 있습니다.

도대체 몸 상태가 무너질 정도로 스트레스를 받았던 일은 무엇일까요? 바로 2017년 가상화폐 사기 사건이었습니다.

박정운씨는 철저하게 이 사건의 피해자였는데요. 잠시 그 사건을 짚어보겠습니다.

박정운씨는 미국에서 두 번 정도 만났던 한 사업가에게 엔터테인먼트 계열사를 맡아달라는 동업을 제안 받습니다. 그리고는 얼마 후 박정운씨에게 무려 100억이 입금됩니다.

지금 생각하면 참 순수했던 박정운씨는 전혀 의심 없이 후배 가수들을 양성할 준비를 시작했고 몇몇 연예인들과는 계약을 앞두고 있는 상태였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그 사업가가 100억 중에 80억을 다시 빼달라고 하기에 그냥 돌려줬는데 얼마 후 그 사업가는 도망가고 박정운씨는 검찰 조사를 받게 된 것이죠.

알고 보니 그 사업가는 가상화폐 투자로 2700억에 사기를 친 사람이었습니다. 검찰은 박정운씨 통장으로 자본금이 오고 갔다며 공범으로 여겼는데요. 하지만 박정운 씨는 아무것도 모르고 당했으니 억울할 뿐이었습니다.

하지만 재판 결과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나왔고 그는 출국금지까지 받았죠. 이때부터 미국에 가지 못한 박정운씨는 결국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미국에 있는 가족을 만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사건 관련 속상한 일이 또 하나 있었는데 이후 박정운 씨가 항소하여 무혐의로 결론이 났지만 그 어디서도 그의 무혐의는 보도되지 않은 것입니다. 박정운 씨 속이 얼마나 터질 것 같았을까요.

아마도 자신의 결백함을 알아주지 않고 오히려 사기꾼이라 손가락질만 했던 상황, 결국 그는 2019년 급성 간경화 판정을 받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그런 상황에서 박정운씨는 오직 노래만이 돌파구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는 평소 친했던 가수 <너를 처음 만난 그때>를 부른 박준하씨와 듀엣으로 신곡 발표 계획을 세웠는데요.

하지만 이상하게도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고음이 유독 맑고 청아했는데 소리가 안 나오니 본인은 얼마나 괴로웠을까요.

그래서 다시 병원에 가서 검진을 받아보니 제대로 치료하지 않아 간은 50% 이상 망가져 있었고 당뇨까지 와서 건강은 이미 급격히 악화된 상태였습니다.

이후 2020년부터 한 달에 두 번씩 병원에 입원하여 본격적인 치료를 받았는데요. 아무래도 금전적인 여유가 필요했기에 지인과 사업도 시작했지만 실패했다고 합니다.

박준하씨는”당시 목소리가 안 나와 노래를 못하는 것도 힘들었지만 사업 실패도 절망스러웠을 것이다”라며 당시의 박정운 씨의 힘든 상황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이토록 힘한 맘고생을 거듭했던 박정운 씨는 안타깝게도 너무 빨리 우리를 떠나고 말았는데요. 그런데 그의 장례가 치러지는 가운데 마음을 더욱 먹먹하게 만들었던 이야기들이 전해졌습니다.

박정운씨와 90년대 초반에 함께 활동하며 사랑을 받았던 가수들, 앞서 거론된 박준하씨를 비롯해 <사랑일 뿐야>의 김민우, <그 아픔까지 사랑한 거야>의 조정현 여기에 박정운씨까지 이 네 사람은 90년대 발라드 가수 오빠부대 4인방이었습니다.

이들이 모여서 2001년 8월 콘서트를 개최했는데 놀랍게도 19회 전회가 매진됐습니다. 이후 조정현씨는 독집 앨범 작업에 들어가 빠지게 되었고 2002년 박정운, 김민우, 박준하 세 사람이 프로젝트 음반 <기억.. 우리가 머문 시간들>을 발표했는데요.

이후 펼쳐진 15개 도시 전국 순회 공연 열기가 어마어마했습니다. 중년이 된 팬들은 마치 10대로 돌아간 것처럼 풍선과 플랜카드를 든 채 오빠를 외쳤습니다.

당시 이 공연이 너무나 성공하여 유익종, 신효범 등 8090 가수들 콘서트가 활발히 열리는 계기가 되었는데요. 박정운씨는 생전의 그 무대를 다시 만들어서 오랜 팬들과 뜨겁게 호흡하고 싶었습니다.

그러다 간이 부어서 다른 부위를 누르고 있는 상황인데 수술을 받으면 목소리가 회복될 수 있다는 희망적인 얘기를 듣게 됩니다. 그래서 그는 목소리를 다시 되돌리기 위해 지난 추석 연휴를 앞두고 수술을 결정하였는데요.

수술 전 그는 박준하씨에게 전화해 “수술 후 목소리가 돌아오면 다시 김민우, 조정현까지 모여서 함께 콘서트를 할 수 있다”라며 들뜬 마음을 전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9월 12일에 수술을 한 그가 일주일도 안 된 9월 17일에 결국 눈을 감고 말았습니다. 무대에 서고 싶은 그의 간절한 꿈을 이루지도 못한 채 그렇게 허망하게 박정운씨는 우리 곁을 떠나갔습니다.

지난 2017년 <불후의 명곡>에 김민우씨와 함께 출연했던 그의 모습 혹시 기억하시나요. 당시 <오늘 같은 밤이면>을 불렀던 가수 벤과 임세준이 우승을 차지했었는데 이 노래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새삼 다시 느꼈던 시간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명곡을 탄생시킨 그가 세상을 떠나기 전 가족과 마지막 인사도 하지 못했다는 사실이 밝혀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습니다.

알고 보니 박정운 씨는 미국에 있는 아내와 딸 아들이 걱정할까봐 그간 자신의 몸 상태를 제대로 말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훗날 그는 사기 사건 때문에 출국 금지를 받아 못 만났던 가족을 무혐의를 받은 뒤 빨리 보고 싶었지만 몸이 아파서 움직이지 못했습니다.

결국 그가 눈을 감을 때 선배 가수, 팬클럽 회장 등이 곁을 지켰죠. 마지막 순간에 얼마나 가족이 보고 싶었을까요. 한 시대를 풍미한 가수의 끝이 너무나 허망하여 가슴이 미어질 지경입니다.

그러나 고 박정운씨는 몸이 아픈 상황에서도 꿈을 꿨고 노력했습니다. 생전에는 비록 새 노래도 발표하지 못했고 공연의 꿈도 이루지 못했지만 박준하씨가 박정운씨의 미 발표곡을 최대한 복원해 꼭 발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처럼 그는 떠났지만 그의 명곡들은 여전히 우리 가슴 속에 살아남아 영원한 울림을 전해주겠죠. 오늘 같은 밤이면 오늘따라 더욱 구슬프게 느껴지는데요.

박정운씨 그렇게 부르고 싶었던 노래들 하늘나라에서는 원 없이 부르며 못다 이룬 꿈을 펼치길 바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