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제는 K급식의 시대가 온 것 같습니다. ‘자신의 운명은 자신이 결정한다’는 개인주의가 만연한 서양 국가들이 한국의 급식 모델을 따라 도입하기 시작한 건데요.
얼마 전 영국 런던에서 모든 초등학생에게 무상급식을 제공한다는 런던 시장의 결정이 발표되며 화제를 모았다는 소식이 들려오기도 했죠.

심지어 최초의 파키스탄계 영국인이자 무슬림인 ‘사디크 칸’ 런던 시장이 자신의 어린 시절 무상급식 경험을 고백하며 갑론을박 논쟁 자체를 한번에 정리했다고 하는데요.
영국뿐만 아니라 미국에서도 ‘이대로는 안된다’며 한국 급식을 도입하기 위해 학부모들을 직접 한국에 파견해 현장 학습을 진행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이에 더해 최근에는 미국 최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평범한 한국 급식 사진 하나가 공유되며 적지 않은 반향을 일으키고 있기도 한데요.
한국이 군사력의 경제력까지 세계 수위권으로 올라서니 뒤이어 문화 강국으로 올라서고 이제는 한국인 특유의 ‘애들 밥은 잘 먹이자’라는 마인드가 전 세계로 퍼져나가기 시작한거라고도 볼 수 있는데요.

bbc는 얼마 전 ‘앞으로 1년간 영국의 수도 런던 내 모든 한명도 빠짐없이 모든 초등학생들에게 무상급식을 제공한다’고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런던시는 약 2027억 원을 추가로 투입해 올 가을 시작하는 신학기부터 관내 모든 학생들에게 무상으로 양질의 급식을 제공하겠다고 발표했는데요.
런던시 공무원은 “세수가 예상보다 많아 비용을 충분히 가능하다. 구체적으로는 한국의 급식 모델을 참고해 제도를 정교화할 예정이다. 각 가정은 학생 1명당 연 440파운드의 부담이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했죠.

물론 지금도 영국에는 일부 무상급식이 도입된 상황입니다. 영국 보다 정확하게는 런던을 포함한 잉글랜드에선 세후 수입이 연 약 1,154만원 이하일 경우 무상급식을 받을 수 있습니다.
당연히 도입이 논의된 처음에는 엄청난 반발에 부딪혔지만 직접 발벗고 나선 런던 시장 덕분에 논란은 금세 가라앉았는데요. 바로 런던 시민들의 감성을 건드리며 확실하게 성공한 벤치마킹 사례 하나를 가져온 겁니다.
그리고 모두 예상하시다시피 그 성공 사례는 한국이었습니다. 먼저 런던시장은 어릴 적 무상급식 경험을 고백합니다.
“다른 친구들과 달리 바우처를 받아서 급식을 먹다 보니 당황스럽고 부끄러웠던 느낌이 기억난다. 무상급식은 나의 생명줄이었다. 보편적으로 제공하면 부끄럽고 수치스러운 낙인이 찍히는 일은 없을 것이다.”
“정치에 입문하며 어려운 가게에 무상급식을 제공하라고 촉구해 왔지만 정부는 움직이지 않았다. 아이들이 도시락을 못 사오고 무상급식 대상에는 속하지 않아 점심시간에 밥을 먹은 척 하고 있다는 가슴 아픈 얘기들이 많이 들린다.”

“한국에선 일찍이 아이들에게 양질의 밥을 무상으로 제공해 왔다. 다양한 논의는 이미 한국에서 이뤄졌고, 수년이 지난 지금 경제 논리를 넘어서 엄청나게 많은 이점이 발표되고 있다.”
“우리는 다행히 이미 한국에서 치열하게 논의된 탁상공론을 더 할 필요가 없다. 런던은 여력이 있다. 무상급식 도입을 결정하겠다.”라고 말이죠.
물론 아직까지 영국 정부는 다소 우려스럽다는 의견을 전합니다. 총리실은 ‘무상급식은 필요한 사람들을 위해 제공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며 우회적으로 선별적 복지를 언급했는데요. 런던 시장의 뜻은 변함 없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 1년 뒤 어떤 결정을 할지 지켜볼 만한 대목인 것이죠. 뿐만 아니라 태평양 건너 미국의 교육 당국자들 사이에서 한국 급식은 웬만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으면 하는 불편한 진실의 영역에 있습니다.
사회주의 국가도 아니고 민주주의와 자본주의 대표주자로 자리매김한 한국에서 이뤄지는 무상급식 퀄리티는 값비싼 비용을 지불하고 먹는 미국 학생들의 식사량은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엄청난 불편한것인데요.
미국 최대 인터넷 커뮤니티 ‘레딧’에는 급식 사진이 올라오며 미국 내 학교 급식의 대대적인 변화를 촉구하는 비판 여론이 주기적으로 형성되며 점점 그 새를 키워가고 있기도 하죠.
실제로 한국 학교의 급식은 이미 전 세계적으로 훌륭하다고 정평이 나 있습니다. 우리도 이미 잘 갖춘 시스템이란 것도 알고 있죠. 무상급식 관련된 이야기도 무궁무진하고요. 그런데 우리는 정작 서양 선진국 급식은 어떤 수준인지 잘 알지 못합니다.

철저히 돈의 논리로 움직이기에 “비싼 거 사 먹으면 그만이다”, “공립학교 일부나 그 정도지 사실은 미국이 영양학적으로 더 훌륭하다”, “한국은 세금이 많아서 가능한 일 아니냐 한국 수준으로 급식을 준비하면 끼당 몇 만원 돈이 들거다” 등등 말이 많죠.
그러나 실제로 댓글에 달리는 증언을 보면 미국의 급식은 상상 이상으로 형편없다는 사실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부실 급식 논란은 오랜 담론이지만 미국의 현실은 여전히 크게 바뀌지 않았기 때문인데요.
가장 큰 문제는 짜고 기름진 요리가 대부분인 급식을 먹는 아이들의 건강이었습니다. 학생들의 비만은 물론이고 필수 영양소 부족 문제까지 거론됐죠.

뿐만 아니라 미디어가 발달하며 마땅한 수준의 급식조차 받지 못하는 아이들은 우리가 볼 때는 과자 부스러기에 불과한 간식으로 끼니를 때우는 모습도 많이 노출됩니다. 저소득 가정의 아이들의 영향 문제는 더욱 심각했습니다.
이에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나라인 미국에서 다른 곳도 아닌 아이들의 학교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에 대해 학부모들은 이제는 스스로 나서서 문제를 해결해야 할 때임을 실감했는데요.
시애틀로 유명한 워싱턴 주의 한 학교에서 근무하던 한국 교사 덕분에 미국인들은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면 좋을지 작은 실마리를 찾았다고 합니다. 한국인 교사가 “한국 학교 급식을 살펴보면 좋겠다”는 의견을 냈기 때문이죠.
미국의 학부모들은 새 학기가 시작될 때마다 열리는 pta 즉 학부모 교사 회의를 통해 학교에 원하는 것을 건의하거나 학교 운영 정책에 직접적으로 관여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올해 pta에서 가장 이슈가 된 것은 바로 급식이었다고 하는데요.

작년 한해 막대한 정부 지원금을 받은 학교 측의 급식이 뭔가 달라지지 않을까 기대했던 학부모들이 바뀌지 않은 현실에 크게 실망했기 때문이죠. 회의에 참석한 학부모들은 급식을 개선할 방법을 고민했지만 뾰족한 수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회의에 참석한 미국인 학부모들 또한 비슷한 수준의 급식을 먹고 살았으니 애초에 본보기가 될 좋은 사례를 떠올릴 수 없었던 것이죠. 그때 한 한국인 교사가 조심스럽게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무상급식을 시행하고 있는 한국 급식을 벤치마킹 해보면 어떻겠냐”고요. 생소한 제안에 학부모들은 고개를 갸웃했지만 한국인 교사가 한국 급식 사진을 보여주자마자 동의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미국에서는 단 한 번도 보지 못한 구성으로 마련됐기 때문이었습니다.

이에 몇몇 학부모들은 직접 한국 학교를 방문해 일일 조리사로 일하며 급식을 체험해보기로 합니다. 약속한 시간에 학교에 도착한 미국 학부모들은 식당에 들어서자마자 깜짝 놀랐습니다.
9시를 조금 넘긴 이른 시간이었는데 이미 한국인 조리사들은 위생복과 위생 모자를 쓴 채 일하고 있었기 때문이죠. 얼마 지나지 않아 영양사가 천천히 설명하기 시작합니다. 매일 아침 재료 신선도를 체크하는 일부터 시작한다고요.
튀김이나 피자 같은 냉동식품을 전자레인지에 돌려만 주는 미국과 달리 매일 신선한 식재료를 받아 사용한다는 것도 충격적인데 신선도까지 꼼꼼하게 검수하는 한국 영양사의 모습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고 하는데요.
그래도 여기까지는 충분히 예상했던 작업이었기에 별다른 어려움 없이 참여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10시 30분쯤 되자 느긋하게 보이던 조리사들의 움직임이 순식간에 달라졌다고 합니다. 밥을 짓고 본격적으로 국과 반찬을 만들어야 했기 때문이죠.
간단하게 때우는 점심 식사에 익숙하던 미국 학부모들은 일단 반찬 가지수와 국 후식까지 손바닥에 준비해내는 모습에 감탄했다고 하는데요. 볶고 찌고 끓이고 튀기는 등 한 끼의 식사를 위해 여러 가지 조리 기구가 동원됐고 주방 전체에 뜨거운 김이 가득 찼죠.

조리사들은 땀을 흘리면서도 쉴 새 없이 몸을 움직였다고 하는데요. “이렇게까지 힘들게 준비할 필요가 있냐?”는 질문에 “모두가 내 자식 갖고 잘배 먹는 모습만 봐도 배가 부르다”는 조리사의 답을 듣고 놀란 일도 있었습니다.
이처럼 한국 학교의 급식 시스템을 체험한 미국 학부모들은 “오랜 시간 우리를 괴롭히던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찾았다며 미국 학교 급식도 달라질 것이라는 각오를 다졌다”고 하죠.
단순히 우리가 잘한다, 선진국이 우리를 따라 한다가 아니라 고집스럽게 지켜온 가치가 전 세계적으로도 통하는 멋진 것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 참 색다르고 뿌듯한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우리나라의 이런 모습 하나하나가 전 세계에 멋지고 선한 영향력으로 작용하여 세계인의 마음속에도 잘 자리잡길 기원합니다.